세상 사는 이야기
그여자의 잠 못드는밤
제비꽃농원
2009. 1. 11. 03:35
밤이 깊었습니다.
언제나 열두시만 넘기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인데
오늘따라 좀 늦었습니다.
저녁때 나간 아들놈이 한시도 넘어서 들어온 까닭에
기다리다 늦은겁니다.
잠도 잘 시간을 넘기면 잠이 안옵니다.
마루에서 안오는 잠을 자려고 애쓰는데
이번에는 딸래미가 문을열고 나옵니다.
"엄마, 옥상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려요"
이말에 잠은 저만치 달아났습니다.
옥상엘 올라가자면 계단뿐인데
만약 올라가다가 맞닥뜨리면 어쩌나....
생각나는대로 마루의 불을켜고
부엌의 불을켜고...
마당으로 나와서 옥상을 쳐다보니
가장자리에 가려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자는 남편과 아들은 놔두고 딸에게도
아무것도 없다고 안심을 시키고 자라고 했습니다.
지금 혼자서 보초를 섭니다^^
마루에 불을켜놓고요...
저번 가을에도 우리가 맘놓고 자는사이에
부엌창문을 열고 밤손님이 다녀갔습니다.
아침에 나와서 부엌엘가니 찬 바람이 휑하니 불더군요.
부엌창문이 그냥 열려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창문을 안잠그고 살았었습니다.
그때도 아들이 밤을 새는관계로
들어오다 불빛을보고 그냥갔나봅니다.
뒷담이 너무 낮기도 하지만
하기야 어느담인들 넘지못할곳이 있겠습니까...
일찍 일어나는 남편이 일어날때까지
지켜내야지...
의지의 충청도 아지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