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마음이 울적해서...

제비꽃농원 2008. 12. 29. 00:15

사는것이 순탄하다면 그사람은

얼마나 복을 받은것인지요...

어머님의 큰딸은 시집보낸지 일년도 안되어

남편이 군 입대를 하게되어 불도 못땐 찬방에서 임신한 몸으로

지내다가 페결핵을 앓게 되었습니다.

첫딸을낳고 어렵게 살던 딸은 결국 그병을 이기지 못하고

남편에게 아들하나 못낳아주고 저세상으로 가버렸습니다.

제가시집온지 삼년쯤후의 일입니다.

 

새로 얻은 움딸이며 저의 시누님은

사십이 다된 남편품에 아들을 떡하니 낳아 주었습니다.

움딸이라고해도  저의 어머님을 친어머니처럼 위하고

친정에도 큰일이 있을때마다 발벗고 나서고

여름 물놀이때면 온갖 먹거리며 잔일들을 도맡아 했습니다.

제가 나이가 적고 뭘 모르니

그 고마운마음을 제대로 표현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형님은

어느날 열이나고 많이 아프셔서 병원을 찾았으나

이미 때가 늦으셔서 손도 못쓰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스무살의 아들하나 남겨두시고...

 

오늘 그 조카녀석이 장가를 들었습니다.

웬지모르게 즐거운 날임에도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엄마없이도 씩씩하게 잘 자라서 새가정을 이룬 신랑과 신부...

엄마가 못누린 복까지 얹어서 잘 살아주기를 바랍니다.

(규엽이가 장가 가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