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신부수업4
제비꽃농원
2008. 12. 13. 22:57
첫날밤을 지났다고 끝이 아니었지요.
아침을 먹고 손님들이 어느정도 떠나신뒤
다시 국수를 삶아
사당차례를 지냈습니다.
어제 한 큰절만으로도 다리에 알이 배기는데
다시 큰절을 열두번이나 했지요.
***
잔치라고 음식이 지천이건만
새색씨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이틀전부터는 음식을 조금씩만 먹고
뱃속을 비워둡니다.
가뜩이나 힘든때 잔뜩 굶어 가지고
신부화장을 합니다.
예식이 시작되기전 화장실을 다녀오고는
하루종일 화장실을 못갑니다.
신부에게는 두사람의 친구가 따라와서
수발을 들어줍니다.
불편한 일이 있으면 그들을 통해서 해결하지요.
바닥이 뜨겁다거나 땀을 닦거나...
신부가 가져오는 물건 중에
요강단지가 있는데요.
이것의 속에는 솜을 채워서 가져옵니다.
혹시라도 급할때 소리내지않고
볼일을 보라는 배려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낮시간엔 안되지요.
모두 잠든 밤이나 새벽에 보아야 하고요.
이건 친구들이 알아서 처리를 해줍니다.
담날이라도 낮에 신부가 화장실을 가는건
흉하기때문에 절대로 음식을 먹을수는 없습니다.
***
사당차례가 끝이나면
동네 젊은이들을 불러서 뒷잔치를 하지요.
잔치에 남은 음식과 술을 드리고
혼수품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또 하루를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