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숫놈이 되었네...

제비꽃농원 2008. 6. 8. 00:24

농사란 그저 벼농사에 콩 팥이나 심어서

여물면 털어 팔 줄만 알다가 채소농사를 하려니

모르는것 투성이였습니다.

 

 오이는 다섯잎 아래 곁순은 다 따주어야 하고

위로 올리면서 어느 순간에서 순을 잘라야 하는지

배우고도 까먹고 제대로 거름이나 물을 못줘서

좋은것이 삼분의 일 정도... 나머지는 구부러지고

작아지고 곤봉과나 어깨빠진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시장에선 약간 구부러진것은 정품과 같은 값에

팔았습니다.

좀더 구부러진것은 한개도 더 얹고 두개도 더 얹어서 팔고요.

 

언젠가 알타리무를 심는다고 거름을 왕창넣고

밭을 깊게 갈아서 씨를 뿌렸습니다.

씨앗 봉지에는 심은지 40일이면 수확을 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날짜가 다가오자 밭에나가 굵은놈으로 뽑았습니다.

그런데 윗쪽은 굵고 모양이 깨끗한데 아랫쪽이 둥글지를 않았지요.

여기저기 굵은것만 뽑았는데 전부 그랬습니다.

 

제대로 묶을줄도 몰라서 두리뭉실 묶어서 시장엘 가져갔지요.

보는 사람마다 알타리가 왜이래~

늘상 곁에서 같이 파는 할머니들이

"무가 숫놈이 되었네...."

무도 키우다보면 숫놈도 되고 암놈도 되나????

 

무씨를 잘못 샀다는둥....

이런저런 말씀들이 많으셨지만 확실하게 짚어주시는 분은 안계셨습니다.

이 알타리무는 그후로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에야

제모습을 갖추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거름과 부드럽게 갈은 땅에서

제 날짜에 겉에보이는 모습은 큰 무의 모양을 하였지만

미쳐 다 크지를 못하였던 것입니다.

대개의 설명서는 확실한게 아니고 작물의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걸 알게 되엇습니다.

 

그해 우리집 알타리는 너무커서 제구실을 못하고

파는데도 애를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