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무섭다..
시골 아지매가 사는 이곳에
벌써 부터 사람의 발길이 잦아지더니
요즘에는 차량도 만만챦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들은 남의집 마당에 차를 세우고 산을 오릅니다.
마당에는 고추도 널고 그래야 되는데
아침에 집에 들어가면 그들은 벌써 와서는 자리를 차지하고
낮에 논에들어가 일하는 남편에게 자기네 차 나간다고 차좀 빼라고...
버섯이 나기 시작한지 열흘이 넘어갑니다.
이제는 좋지않은 것들 이삭이나 줍는 정도지요.
그런데 밤이 아람을 버니 이번에는 밤을 따려 아우성입니다.
산 밤이나 딸것이지 밭가에 심은밤에 풀매질을 하고
밤주우려 배밭 복숭아밭엘 마구 들어갑니다.
따가지는 않겠지만 신경이 자꾸 쓰입니다.
밭마다 산에 붙어있는지라 자꾸 마주치고 눈에 거슬립니다.
남편은 며칠째 논에 도구를 주느라 논일에 매달리고
저 혼자서 고추를 땁니다.
요새는 고추가 다 망가져서 생초값이 좋습니다.
부지런히 따면 제 일당이 쏠쏠하지요.
오늘도 청양 밭에서 혼자 고추를 땄습니다.
집에서도 멀고 남편이 있는 논에서도 멉니다.
한나절이 거의 되었는데..
"이봐! 어디있어?"
저는 남편이 고추 푸대를 가지러 온줄알고
"여깃슈~"
"이리와..일루 오라구..."
아무래도 이상해서 고개를 쳐들고 소리나는 쪽을 바라봤더니...
웬 늙수구레한 하라방이 밤나무 아래서 이쪽을 보고 있는겁니다.
엄마야~나살려라 고추 푸대를 내던지고 논쪽으로 뛰었죠.
일하느라 논속에 파뭍힌 남편에게 저기 어떤 아저씨가
공포분위기 조성한다고 (날보고 오란다고...)어쩌고 저쩌고...
남편이 가다보니 웬 아저씨 옆에 아줌씨가 있더라나....
그래도 무서워서 으슥한 곳엔 가기 싫더라고요.
일만 못하고... 내 품값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