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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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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하기_1 겨울에는 땔감 나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집집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땔나무를 장만하는데, 우리집은 일손이 많으므로 나무를 많이 하였습니다. 잡목을 베어 한아름씩 묶어서 넉단씩 지게에 지고 오는데 나뭇단이 클수록 짐이 커지고 그건 남자들의 힘자랑이었기에 누구보다 크게 묶으려고 하..
개구리 잡이 땅이 많이 얼기전이나 봄에 해토 하기전쯤 산골짜기나 봇도랑에는 재미있는 사냥감이 있었습니다. 물이 자작 자작하게 흐르는 돌 틈에는 등허리가 붉으레한 식용 개구리며 검은빛을 띈 개구리가 넙적 엎드려서 추위땜에 도망도 못가고 사람의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린 우..
잃어버인 아침식사 주말의 아침은 고요합니다. 아홉시가 넘은 이시간에도 아이들은 깊은잠에 빠져서 세상을 모릅니다. 어제가 토요일이라 딸년이 집에 오겠지 하는 마음에 저녁은 호박 범벅을 하였습니다. 직업이 영양사이므로 잘먹고 지내는 줄은 알지만 이런 음식은 못먹어볼것 같기에..... 저녁식사가 끝나고 일곱시..
육포 만들기 시제사에는 육포와 북어포를 같이 씁니다. 북어포는 그냥 사서쓰는데 한접시에 두마리를 올리고 위에 육포를 두장 더 올립니다. 육포는 제사지내기 나흘전쯤 기름기없고 살만 있는 쇠고기를 사서 하얀 힘줄과 얇은막을 발라내고 날이무딘 식칼로 밤새 두들겨서 고운가루 반죽처럼 만든후에 맛소금과..
다식 제사에 쓰는 다식입니다. 흑임자다식은 검은깨를 볶아서 소금과 조청으로 버무려서 참기름이 흐르도록 절구질을 합니다. 이때 반죽이 질면 굄질할때 늘어지므로 되직하게 해야합니다. 콩다식은 반죽만 잘하면 끝인데 겉에 식용유를 살짝 뭍히고 비닐을 씌워서 틀에넣고 눌러내면 예쁘게 됩니다. 이..
옥수수 장마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 초복을 앞두고 심은 옥수수..... 오늘 수확을 했습니다.한 솥 가득 안치고 삶기시작.... 약간 덜여문 옥수수의 달콤함... 특히나 맛있다는 검은 찰 옥수수입니다. 자~한 통씩 집어 드세요. 한솥 가득 있어요.ㅎㅎ
고향..그리고 어머니.. 동네에 두 노인만 사는 집이 있습니다. 자식들은 여럿 있지만 모두 대처로 나가고 큰일때나 생일때 명절이 아니면 자식얼굴 볼일이 없습니다. 그집에는 벌써 십 여년째 연락을 끊고 사는 큰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디에 사는지 전혀 소식도 모른채 세월만 흘렀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아들과 비슷하게 생..
저녁밥 이야기 하루의 일을 끝내고 난 저녁. 새벽장에 보낼 물건을 손질하고 잠시 지친 몸을 마루바닥에 뉘어 버립니다. 그냥 푹 가라앉을 것만 같습니다. 남편이 얼른 일어나 이불과 베개를 가져다 덮어줍니다. 무척 고맙습니다. 그런데 나는 고맙단 말을 못합니다. 기껏 한다는 말이, "나 한테 잘해 주지마. 난 갚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