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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

고향의 칠월은...1

어쩌면 나는 너무 좋은곳에서 태어났는지도 모릅니다.
높은산과 물이 제법 많은 개울 너른들판이 갖춰진 곳...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우리들은 개울에서 살았습니다.
어른들도 일하시고 개울에서 목욕을 하셨으며 저녁이면

앞말 사람들도 무리지어 나왔다가 밤이 이슥해서야 돌아가는곳,
우리들은 개울가 모래밭에 앉아서 차돌이나 구멍이 숭숭난 검은돌을 다듬어서

스무알공기를 하고 놀기도했고 조금깊은 물에들어가 헤엄을치기도 하면서
놀았습니다. 아버지는 그물이나 주낙을 놓으시고 오빠는 낚시질을 하시어

민물고기는 항상 먹을수 있었고요. 물속에는 골뱅이도 적지않게 살았으며
지금쯤 수확하는 감자나 옥수수가 흔하던 강원도의 여름...

나무로 만든 함지에 찐옥수수를 담아이고 강가로 나가면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깊는줄도 모르고....

앞말 작은집 아제와 윗집 언니는 강가에서 남몰래 연애도하고
친구아제와 큰오빠는 힘자랑하느라 개울가의 돌멩이를 얼마나 많이

앞산으로 던졌는지 모릅니다. 어느때는 정말 앞산옆에있는 작은산을
넘겨버려 어린 우리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던 일도 벌어졌었지요.

납작한 돌을 골라 물수제비뜨면 물을 착 착 착 착 튕기면서
개울끝까지 건너던 힘센 그아제는 지금 할아버지가 되어있겠지요.

복날이면 개울가에 솥을걸고 누렁이를 삶고 이친구 저친구 그냥저냥 모여서
하루를 술과 장국으로 지내며 해가 기웃해서야 쇠꼴이나 한짐 베면되던

그옛날 그시절이 진정 사람답게 살던 모습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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